조국이 조국(祖國)을 위해 결단(決斷)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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湖南視角
조국이 조국(祖國)을 위해 결단(決斷)해야 한다
  • 입력 : 2019. 08.24(토) 18:43
  • 호남뉴스
편집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보고 듣기가 민망할 정도다. 마치 무너진 둑처럼 손쓰기 어려울 지경이다. 보수언론은 물론이고 진보성향 언론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조국 후보는 청문회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수습은 가히 할수는 있을까 의심스럽다. 설령 조국이 말한 대로 가짜뉴스로 밝혀진들, 무너진 권위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도덕적 권위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훼손됐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분노한 민심은 싸늘하다. 믿었던 만큼 배신감과 실망감이 비례하기 때문이다. 정치에서 민심은 마지노선이다. 민초들은 참을 때까지 참는다. 그러다 인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비로소 터진다. 그 때는 아무리해도 막을 도리가 없다. "물(민심)은 배(권력)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는 이쯤해서 조국 불가론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함께 망가지느냐, 수습할 기회를 갖느냐 본인이 선택만 남았다.

즉언의 강한 신평 변호사 글은 단연 돋보인다. 사태를 정확히 꿰뚫은 비판이다. 그는 조국 후보자가 민정수석 재임 시 대법관 후보로 추천했던 인물이다. 그런데도 그는 "조국씨, 이제 내려오세요"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신 변호사는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로 나누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기득권 세력과 그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로 나누면 희한하게 잘 보인다"고 했다. 쉬운 말로 하면 이념보다 욕망으로 구분된다는 뜻이다. 기득권 앞에서는 이념도 한줌 쓰레기일 뿐이라는 통찰이다.

그러면서 "당신이 귀한 딸을 위해 기울인 정성이 김성태 의원에 비해 도덕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손가락질한 손이 자신을 향하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라는 뼈아픈 지적이다. 진보라는 가면을 쓴 채 누릴 것은 다 누려온 '진보 귀족'에 대한 비판이다. 전한시대의 역사가 사마천은 "천금을 가진 부잣집 자식은 저잣거리에서 죽는 법이 없다"고 했다. 여기에서 자유로운지 돌아 볼 일이다.

청년세대들이 용납하기 어려운 것은 불공정에 있다.문재인 대통령께서 자주쓰는 말인 즉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 믿음이 무너졌다. 말 따로 행동 따로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부모가 가진 배경(돈과 사회적 지위)을 활용해 딸은 스펙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통상 논문에서 제1저자는 연구에 가장 많이 기여한 사람이다. 그런데 2주가량 인턴으로 참여했을 뿐인 고교생이 주 저자로 올랐다. 그것도 의학 논문이다. 장학금도 석연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딸은 6학기 동안 200만 원씩 1200만 원을 받았다. 성적이 우수해서도 가정형편이 어려워서도 아니다. 해당 교수는 학업 격려차 장학금을 줬다고 하지만 쉽게 와 닿지 않는다.

비판은 봇물을 이룬다. 의전원 출신 공중보건의는 "대부분 의전원 4년, 인턴 1년을 거치고 레지던트 3~4년차라야 겨우 1저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의전원이나 의대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이번 사례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인지 알고 있다"고 했다.

고려대 학생들 커뮤니티인 '고파스' 이용자는 "의전원에 들어가기 위해 매일같이 머리 싸매고 눈물 나게 공부하고 아르바이트까지 뛰었다. 화가 난다"고 적었다. 국내 최대 의사 전용 커뮤니티 '메디게이트'에는 "데이터 정리, 엑셀 파일 만들기 등 온갖 잡일을 하며 논문에 참여해도 2저자에 넣어줄까 말까 한다"면서 "문과 고등학생이 2주 만에 실험에 참여해 제1저자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힘이 빠졌다"고 했다.

입시 학원가에서는 전형적인 스펙 쌓기로 보고 있다. 학부모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 에 따라 자녀 스펙 으로 연결 된다는 것이다. 현대판 "스카이 캐슬" 앞에서 배경 없고 능력이 없는 부모들의 마음은 참담하다.

민주당은 아직까지 조국을 버릴 생각이 없는 듯하다. 전형적인 진영논리만 작동하고 있다. 산속에서 길을 잃으면 정상으로 올라야 한다. 정상에 서면 길이 보인다. 조국 후보자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는 상식선에서 출발하는 게 최선이다. 우리 편이 아니었어도 이해가 되는 일인지 물어야 한다. 그리고 용납되지 않으면 누군가는 '아니다'라고 외쳐야 한다. 내 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감싼다면 함께 침몰하는 일만 남았다. 도덕성을 앞세워 집권한 문재인 정부이기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

국민들이 촛불을 든 이유는 '진보 귀족' '사이비 좌파'를 위해서가 아니다. 땀 흘린 만큼 공정한 대가를 믿는 평범한 시민들을 위해서다. 김대중 대통령이 말한 '행동하는 양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곱씹을 때다.

조국 후보자에게 묻는다. 혹시 당신이 보여준 행보가 이러지 않았는지. 진정 문재인 정부 성공을 바란다면 용퇴할 의향이 있는지 묻고 싶다. 신문과 SNS에 쏟아낸 발언들이 당신을 칭칭 감는 칡넝쿨로 다가오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결단해야 한다.
호남뉴스 honam78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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